먼저 간단히 에세이를 짚고 넘어가자면, 내용이 중요하다.
당연한 거 아냐?
아니다. 실제로 에세이는 포트폴리오와 마찬가지로 ‘스토리’가 중요하다. 한국으로 따지면 회사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에 가깝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초안을 썼을 때, 장황한 스토리와 어려운 단어를 고르고 골라 대작을 만들어온다. 이런 에세이를 입학관들이 과연 믿을까? 물론 진정성 있게 쓴다면 또 다르겠지만, 입학관들은 글쓴이가 고등학생임을 알고 있다. 심지어 미국 고등학생은 빠르면 17살에도 대학에 지원하게 된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무언가 엄청난 경험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 엄청난 경험은 오히려 거짓말 같은 느낌을 줄 수 있다. 경험이 있더라도, 경험 자체를 부풀리는 것이 아닌 경험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성장과정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당연히 문법이나 문맥의 흐름은 영어에 능숙한사람이나 유학원에 컨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스토리만큼은 개인의 진솔한 경험을 녹여내는 게 팁이다.
사실 포트폴리오는 전문가가 많은 만큼, 학원에 가거나 일부 상담만 받아도 알 수있다.
내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은 학생으로써의 마인드 2가지이다.
생각을 과감하게 말하고 그려내라. 내 포트폴리오들 중 반이상은 폭 1미터가 넘는 작품이다. 이렇게 광활한 부분을 채워내려면 많은 아이디어와 ‘정확한 콘셉트'가 필요하다. 물론 사이즈가 작은 작품도 있지만, 애매한 주제는 사이즈에 상관없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미술도구에 연연하지말자. 캔버스에 차콜 들었다고 꼭 스케치로만 쓰고 페인팅을 하고.. 이런 순서만을 생각하지 말자. 사실 내가 제일 힘들어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서 또 한국미대입시에 대해 살짝 말하자면, 한국은 대학별로 정확히 요구하는 스타일이 있다. 소묘와는 당연히 드로잉, 서양화는 유화, 디자인과는 포스터칼라를 쓴다. 하지만 미국 대학은 다양한 작품스타일을 본다 심지어 재료로 타이어를 써서 설치미술을 하거나 뜨개질을 해서 캔버스의 한 부분을 완성해도 된다.
초기 상담 단계에서 무슨 과를 원하는지 선생님과 상담을 할것이다. 그래픽인지 패션인지, 파인아트인지 과를 고르면, 그 과가 유명한 학교 리스트를 쫙- 알려준다. 학교마다 약간의 스타일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만큼 심한 건 아니니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다양한 학교에 넣을 수 있다. 여기서 한두 개의 작품을 더 만들어 놓는 이유가 셀렉을 해서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학원비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니 걱정하지 말자)
우선 내가 합격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파슨 패션 포트폴리오!
파슨스는 원래 상업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학교였다. 하지만 약 10년 전부터 좀 더 아티스틱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또한 나는 학교입학 전 포트폴리오 체점관(?)을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방법은 뒤에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내가 포트폴리오를 들고 가서 들었던 말은, 너무 파인아트에 가까운 작품들이라는 것이었다. 의상관련 작품들이 있었지만 약 15개의 작품 중 3가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학교스탭은 나에게 더 많은 포트폴리오를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 선정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파인아트에 가까우니 내가 가고 싶은 과가 어디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했다. 패션이 유명하긴 하지만 본인은 학생들의 행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무조건 유명하다가 아닌 본인이 더 맞는 과를 선택하길 바란다고 했다. 여기서 나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치열하게 입시하고, 기준에 맞게 스킬을 키우고, 그림을 채점 당했던 한국 입시와는 정 반대의 사상이 무언가 한 대 맞은 듯 한 느낌을 주었다.
첫번째, 학교에 이메일을 보낸다. 한국과 다르게 이메일을 전화보다 많이 쓴다. 답장을 기다리는 일이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이메일의 장점 중 하나는 사진을 첨부해서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면 international 담당 이메일이 있다. 이곳에 내가 포트폴리오 체크를 받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내면 담당자가 배정되고 답장을 받게 된다. 여기서 어떤 학교는 실제로 들고 와야만 가능하다는 학교도 있으니 미리미리 이메일을 보내보자.
두번째, 포트폴리오 리뷰를 가본다. 뉴욕기준 맨해튼에 있는 자비스 센터에서 일 년에 한 번 포트폴리오리뷰라는 큰 행사가 있다. 한국으로 치면 킨텍스 같은 넓은 홀에 각 학교 스태프들이 부스를 만들어 앉아 있고, 학생들은 원하는 학교 앞에 작품들을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작품을 직접 가져가면 입학사정관들은 이를 리뷰해 주고 부족한 부분들을 말해준다. 너무너무 귀찮지만 로또 맞을 확률로 행운이 있긴 하다. 포트폴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서류를 주기도 한다. 참가하는 사람이 몇백은 넘어가기 때문에 극히 드물긴 하지만 실제로 합격한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글이 길어졌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나같은 고생은 안 하길 바라면서 ㅎㅎ
궁금한 점은 댓글 달아주세요
2023.10.30 - [분류 전체보기] - [Step1.2]유학 고민 팁 마지막: 유학원/포트폴리오
2023.10.23 - [분류 전체보기] - '유학 가보고 싶은데..' 이 글부터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