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유학생들이 고려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 중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꼭 여러 방향으로 알아보고 집을 구해야 한다. 뉴욕도 부동산 사기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돈 다음으론 청결도다. 사진만 보고 구한집은 알고 보니 옆집사진이고, 창문 방향도 다르고, 어쩌면 옆에 있는 쌍둥이 (올드버전) 빌딩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내 친구는 코로나 시기에 사진만 보고 집을 구했는데, 막상 뉴욕에 도착해 보니 거실 한가운데 기둥이 있었다고 한다. 넓지도 않은 공간에 엄청나게 두꺼운 기둥이라니… 이런 경우엔 고소를 하기도 어렵고 당장 다른 집을 알아보기도 어려우니 그냥 손해 보는 방법으로 선택하게 된다.
첫번째, 한인민박에 장기계약한다.
뉴욕에는 한인 민박이 많다. 나도 처음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장기렌트를 해주는 곳도 많았다. 한인민박의 큰 장점은 가구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취의 꿈을 가지고 예쁜 가구를 사고 싶겠지만. 한국처럼 예쁜 가구를 구하려면 엄청 비싸거나, 비싼데 후지거나 둘 중 하나이다. 싸고 이쁘고 좋은 가구는 없다. 이케아? 가서 책상 의자, 옷장, 이불, 배게, 주방기구, 욕실용품, 식기류 등등 다 하다 보면 3000불은 그냥 넘어간다. 물론 누가 옮겨주는 것도 추가비용, 조립도 추가비용이다.
이런 것들이 다 귀찮으면 한인민박이 최고다. 특히 뉴욕에 아는 사람이 있지 않는 이상 꼭 알아보자. 한인 민박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헤이 코리안’이라는 사이트에 가보는 것이다. 유학생포함 교포 커뮤니티 사이트이다. 뉴욕 한정 사이트가 아니니 주소를 잘 보고 들어가야 한다. 내 친구는 여기서 한인타운에 수영장, 헬스장도 있는 럭셔리 아파트에서 방 3개 중(개인화장실도 있는!!) 마스터 베드룸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격은 약 2000불)
두번째, 맨해튼 밖으로 나간다.
물론 첫 1년 정도는 맨해튼에 사는 것이 편하고 안전하긴 하다. 1년 동안 지리를 익혔다면, 뉴저지나 LIC(롱아일랜드 시티), 브루클린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 각 지역마다 장단점이 있다.
뉴저지는 뉴욕지하철 MTA가 아닌 PATH라는 걸 타야 하는데, 크게 다른 게 아니라 그냥 지하철 회사가 다를 뿐이다. 오히려 MTA보다 깨끗하고 미친 사람이 적다.(가보면 알 거예요^^) 이제는 JFK 공항으로 가지 않아도 뉴저지의 NWR(뉴와크) 공항에 AirPremia가 생겼기 때문에 뉴저지에 집이 있다면 공항에서 집까지 늦어도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가 흔히 아는 JFK는 대한항공 아시아나가 가는 대신, 맨해튼으로 오는 데에만 1시간이 넘게 걸린다. 14시간 넘게 비행기 타고 1시간 넘게 또 택시 타는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LIC는 몇 년 전 아마존이 들어온다 해서 대대적인 동네 개선이 시작되었다. 럭셔리 아파트들이 엄청 많이 생겨났고 동네 마트나 식당 또한 꽤 고급해졌다. 하지만 반전이라면 지역을 조금 잘 골라야 한다. 뉴욕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아마존은 회사 짓기를 취소해 버렸고, 많은 아파트들은 덩그러니 남았다. 물론 맨해튼 가격이 미친 듯이 올라서 사람들이 많이 이사 가긴 했지만, 아마존 이슈 바로다음엔 럭셔리한 유령도시였다. 또한 뉴욕시는 대처방안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단지를 만들었고, 이건 치안문제로 이어졌다.. 서울도 그렇듯 강가에 역 근처는 비싼 대신 치안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특정 역 근처는 조금 위험하다.
마지막으로 성수동의 모티브가 되었던 브루클린! 브루클린은 동네 by 동네이다. 한국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브루클린 브리지 근처는 ‘그린 포인트'라는 동네인데, 비싸기로는 맨해튼만큼 비싸다. 스튜디오(방이 없는 원룸)가 약 3500불부터이다. 이곳도 맨해튼에 MTA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미드타운은 20-30분 정도, 다운타운에 학교가 있다면 더 빠르게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곳도 동네구분을 잘해야 한다. 잘못 산책하다 보면 엉뚱한 동네로 들어가게 되는데 순식간에 치안이 나빠진다. 처음 가거나 뉴욕 3년 차 미만에게는 엄청 치안이 좋은 아파트가 아닌 이상 추천하지 않는다.
이 옵션들 중 기숙사가 빠진 이유는 기숙사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나중에 합격증을 받고 나면 알게 되는데, 어떤 학교는 1학년은 필수로 기숙사에 살아야 하며, 학교 크레디트(카페테리아 이용)가 필수이다. 파슨도 1학년에게 제약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또 맨해튼의 대학들은 캠퍼스라고 부를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콜롬비아 제외) 기숙사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잘 걸리면 메인빌딩 6층부터 시작인 기숙사로 갈 수 있는데, 이곳은 일명 ‘닭 장’으로 유명하다. 너무 좁은데 혼자 렌트해서 사는 비용을 내야 하는 기숙사는, 특히 거리도 멀어지면, 메리트가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1학년동안만 기숙사 생활을 하고 2학년 때부터는 같이 살던 룸메이트나 클래스에서 만난 친구랑 같이 아파트 렌트를 해서 산다.
집을 구하는 방법이나, 체크해야 할 사항, 동네별 특징은 이후에 더 써보겠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물어봐주시면 답변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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